‘차’의 대중화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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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의 대중화 견인
  • 김유진 기자
  • 승인 2017.09.21 08: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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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 정승호 원장
▲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 정승호 원장 ⓒ 사진 이현석 팀장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은 티소믈리에 교육은 물론 자격증 운영, 
티 블렌딩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차 문화가 성숙되기 위해서는 전문가들이 많이 배출돼 
기반을 닦아야 한다는 게 정승호 원장의 생각이다. 
앞으로 더욱 다양한 분야에서 
티소믈리에들이 활약하길 기대해 본다.

 

차 전문가를 정의하다
정승호 원장은 유럽의 유명 차 브랜드인 <로넨펠트> 코리아 대표를 역임하면서 본격적으로 차 시장에 발을 들였다. 이어 2008년 캐나다 지사 대표를 맡아 캐나다에 티 전문 교육기관을 설립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2011년 한국에 돌아와 지금의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을 오픈했다. 

정 원장이 연구원을 설립하게 된 이유는 ‘차 전문가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다’라는 생각에서였다. 당시에는 티소믈리에라는 명칭조차 존재하지 않았고, 차 전문가로서의 자격을 검증할 만한 자격증 제도도 없었다. 우선 차 전문가의 정의를 세우고, 전문가를 양성하는 데서부터 차 문화 발전을 도모해야 했다.

2012년 티소믈리에연구원에서 처음으로 민간자격증 제도를 설립한 이후, 수많은 교육생들이 연구원을 거쳐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는 티소믈리에를 기반으로 티코디네이터, 티블렌더와 같은 보다 전문화된 직업도 생겨났다. 그만큼 차 시장에서 더욱 다양한 차 전문가를 필요로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또한 기존에 카페나 베이커리를 운영하던 사람들도 기존 메뉴의 다각화를 위해 티소믈리에에 관심을 갖는 경우가 많다.


차를 보면 문화가 보인다
정 원장은 티소믈리에라는 직업의 매력에 대해 ‘차를 공부한다는 것은 문화를 공부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차는 동양에서 시작해 서양으로 건너가고, 다시 서양으로부터 동양으로 역수입된 흔치 않은 이력을 갖고 있다. 또한 차의 산지나 맛, 마시는 방법에 따라 각 지역의 역사와 생활습관을 엿볼 수 있다. 차를 공부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동서양의 문화를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티소믈리에가 되기 위해서는 풍부한 지식과 함께 다양한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오픈마인드가 필요하다. 복잡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차에 대해 알면 알수록 더욱 깊은 세계를 만나게 된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인 듯하다.

커피 원두를 블렌딩하듯 서로 다른 차를 섞어 새로운 맛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도 티소믈리에의 매력이다. 우리나라 커피 시장이 로스팅과 블렌딩 활성화에 발맞춰 성장해나간 것처럼, 티블렌딩이 보편화되면 자연히 차 시장도 확장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 원장은 우리나라 차 시장이 타 국가에 비해 보수적이라고 평가하면서, 대중화를 위해서는 청소년과 어린이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한국 티소믈리에연구원이 청소년체험, 어린이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이들이 미래의 티소믈리에로 자라나 차의 대중화에 기여할 날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천천히, 그러나 탄탄하게
우리나라 차 시장이 성장하는 속도는 커피에 비해 느리지만, 정 원장이 처음 연구원을 열던 2011년에 비하면 차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바뀌었다. 정 원장에 따르면, 연구원을 연 지 얼마 안 됐을 때는 언론사와 인터뷰를 할 때 “차 시장이 너무 작아서 괜찮겠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요즘은 “차가 뜨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상반된 질문을 한다고. 그만큼 차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했다는 뜻이기에 정 원장은 뿌듯함을 느낀다. 7년 동안 나름대로 국내에서 차를 알리고자 고군분투했는데 성공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차 시장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는 메뉴는 단연 밀크티라고 할 수 있다. 시장 구조가 다소 편중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 원장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커피 시장도 라떼 메뉴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확장일로를 걷기 시작했기 때문. 지금 다양한 분야에서 바리스타들이 활약하고 있듯이, 5~6년 뒤면 티소믈리에들이 본격적으로 두각을 드러낼 날이 오리라고 믿는다. 그때까지 한국 티소믈리에연구원과 정 원장도 지금껏 그래왔듯이 바쁜 나날을 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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