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노래하는 희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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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노래하는 희극인
  • 방현민 기자
  • 승인 2016.12.26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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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마떼오> 이원승 대표
▲ <디마떼오> 이원승 대표 ⓒ사진 이현석 팀장

한국 최초 나폴리 화덕피자 전문점 <디마떼오>의 이원승 대표. KBS2 TV ‘도전지구탐험대’에서 만난 피자의 매력에 빠져 <디마떼오>를 오픈한지 18년이 지났다. 방송을 떠나온 시간은 길지만 아직도 연극무대와 외식업계를 넘나들며 특별한 꿈을 꾸고 있는 그를 만나보자.  글 방현민 기자  사진 이현석 팀장 

한국에 화덕피자의 꽃을 피우다
연극배우 출신의 개그맨 이원승 대표가 나폴리 화덕피자와 만난 건 KBS2 TV ‘도전지구탐험대’라는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서였다. 프로그램에서 찾아간 곳은 이탈리아 나폴리 지역으로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화덕피자전문점 <디마떼오>. 그곳에서 만난 피자는 투박하게 생겨 탄부분도 보이고 얇아서 이게 식사가 될까 의구심만 드는 모양이었지만, 맛을 본 후 그는 느낄 수 있었다. “이게 피자구나, 오리지널 피자가 이런 것이구나”라고 말이다.
하지만 맛 평가 다음으로 상상도 못할 고된 노동이 기다리고 있었다. 피자 도우부터 재료 준비, 480℃의 고온 화덕 앞에서 피자를 굽는 일까지. “아침 6시에 일어나 저녁 11시에 일이 끝났어요. 하면서 이렇게 힘든 일이 또 있을까 싶더라고요. 그런데 한편으론 오기가 생겼어요. 이런 어려움을 이겨내고자 하는 뚝심이요. 아마 한국인의 유전자가 그런 것 같아요. 그런 오기가 한국에 화덕피자를 알리고 싶다는 욕심까지 만들어주더라고요.” 
그는 결심 뒤 <디마떼오>의 대표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문익점과 목화씨 이야기처럼 화덕피자라는 씨앗이 한국에 꽃을 피울 수 있게 도와달라는 그의 간절한 요청은 결국 한국 최초 화덕피자전문점을 탄생시켰다.

100개의 매장보다 100년 가는 매장을
이 대표는 처음 <디마떼오>가 오픈했을 당시를 회상하며 속된 말로 처음엔 장사가 ‘더럽게’ 안 됐다고 한다. “제가 처음 화덕피자를 만났을 때 반응과 고객 반응이 별반 다르지 않았어요. 못생겼고, 먹을 것도 없고, 피클까지 없으니까 이게 무슨 피자냐며 오죽하면 지인들이 6개월 이상 버티면 장을 지진다고 말했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버텼다. 
이탈리아에서 3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피자 장인들을 데려와 나폴리 피자라는 정체성이 흔들리지 않게 지켰고 피자를 굽는 화덕 ‘포르노’도 이탈리아 장인들을 불러 흙부터 벽돌까지 모두 이탈리아 재료로 만들었다. 피자에서 가장 중요한 토마토는 마르자노 산을, 치즈는 캄파니아와 카세르따의 모차렐라 치즈와 부팔라 치즈를 냉장상태로 들여 사용하는 등 모든 재료는 이탈리아에서 수입하고 있다. “저는 100개의 피자집보다 100년 가는 피자집을 만들고 싶었어요. 제가 운영하는 걸 보면 비용이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어요. 다른 사람들처럼 한다면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겠죠. 하지만 그럼 지속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했어요. 다른 사람이 안 하는 것, 오래 할 수 있는 것, 남다른 것 이 3가지를 지켜야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행복을 찾는 여정
<디마떼오>에 분점 제의가 많았지만 이 대표는 ‘100개의 매장보다 100년 가는 매장’이란 신념을 지키기 위해 모두 고사했다. 매장이 분산된다면 재료 수급과 인력관리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하지만 단 한 곳 남이섬에선 <디마떼오>를 만날 수 있다. “다른 곳에서 제의가 오면 모두 정중하게 거절했었는데 그 소문을 들으셨는지 남이섬의 대표가 직접 <디마떼오>로 찾아왔어요.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대표의 마음에 감동을 받아 승낙하게 됐죠. 그렇게 가평으로 가 매장을 준비하며 지내다 보니 내가 시골 쥐인데 서울 쥐처럼 살았구나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는다 해도 과연 행복할까? 사람 욕심엔 끝이 없기에 만족하기보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게 된다. 이 대표는 생각을 달리했다. 나를 높여 찾는 행복이 아닌 행복해질 수 있는 일을 찾아 서울의 모든 생활을 정리한 후 가족 모두가 가평으로 내려갔다. 그곳에서 그는 마을 사람들과 함께 ‘어설픈 연극제’란 연극제를 하고 있다. 노인 자살률이 가장 높은 곳, 경기도에서 가장 열악한 환경을 지닌 가평을 문화 마을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또 연예인들이 직접 출연료를 내고 만든 공연으로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 대표는 누군가에게 꿈을 줄 수 있다는 것, 꿈을 갖게 만드는 것이 행복을 찾는 여정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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