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템 융합의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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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템 융합의 명암
  • 지유리 기자
  • 승인 2024.03.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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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특집Ⅰ불황기 창업전략 ‘점포 융합화’
Special Interview

복합멀티매장은 점포 융합화를 통한 운영 효율화로 인건비와 고정비 등을 절감,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을 높일 수 있는 매장 운영 형태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아이템 간 통일성을 살리지 못하거나 매장 운영 난이도가 심화되면 시너지보다 부담이 더 커져 주의가 필요하다. 

 

송범준 가맹거래사


Q. 지속되는 경기 침체와 불황 속에서 복합멀티매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복합멀티매장 창업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요?

하나의 매장에서 2개 이상의 아이템으로 영업하는 경우가 아닐까 합니다. 전통적으로는 오피스 상권에서 저녁 장사만 하던 호프집이 점심 뷔페를 같이 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이것이 시간으로 아이템을 나눈 것이라면 숍인숍 매장처럼 한 호실에서 장소를 물리적으로 나눠 아이템을 달리 영업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러한 형태들은 과거부터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독립점포 창업 시 주로 존재했던 것으로 프랜차이즈에서는 흔하지 않았습니다. 프랜차이즈의 핵심은 통일성인데 다양한 아이템을 하나의 브랜드로 밀어 넣으면 정체성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대료와 인건비 급상승, 금리 및 물가 인상 등으로 소비자들의 가처분 소득이 감소하고 다양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창업희망자들의 복합 아이템 매장에 대한 니즈도 커졌습니다. 가맹본부들도 이를 충족하기 위해 복합멀티 형태의 가맹사업을 전개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Q. 가맹본부 차원에서 점포 융합화를 기획할 때 복합멀티매장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먼저 아이템 융합을 통해 브랜드의 통일성 유지가 가능한지입니다. 사람은 인식의 한계를 넘어서면 그것이 신선하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대부분은 쉽게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예컨대 텐동 등을 주요 메뉴로 하는 일식 매장에 갈치조림, 아귀찜 등을 주요 메뉴로 하는 한식 매장을 섞어 놓는다면 신선한 조합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이상한 매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을 것입니다. 나아가 이 매장은 영업이 어렵구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다음으로 매장 운영의 효율성을 종합해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외식업을 기준으로 두 가지 아이템이 섞인 매장이라고 할 때 아이템의 유사성은 있다 할지라도 실질적으로 필요한 식재료군이 지나치게 확대된다면 재고관리의 난이도가 급격하게 올라가게 됩니다.

조리과정이 완전히 다르다면 필요한 주방 설비가 많아지고 주방 동선이 꼬이는 등 매장운영의 효율성이 극히 낮아질 수 있어 융합을 안 한 것만도 못하게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아이템인지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합니다. 예컨대 홀 위주의 아이템과 배달 위주의 아이템이 융합돼 있거나 메인 식사와 후식 아이템이 섞여 있는 경우 또는 피크타임을 달리하는 아이템이 융합돼 있다면 상호 시너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라면 매출 신장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즉, 아이템 간 관련성이 충분히 있고, 점포 운영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으며, 상호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아이템끼리 융합된다면 고객 인지도와 호감도를 높이는 데 유용할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아울러 효율적인 운영으로 점포 매출액 대비 필요한 인원수를 줄이고 매장 운영에 들어가는 고정비와 변동비를 줄일 수 있어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미지 ⓒ www.iclickart.co.kr
이미지 ⓒ www.iclickart.co.kr

 

Q. 점포 융합화를 콘셉트로 창업 시 장점 못지않게 간과해선 안 될 단점과 위험 요소는 무엇일까요?

유행 아이템과 융합된 브랜드 창업에 주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모든 아이템은 도입-성장-성숙-쇠퇴기의 생애주기를 가집니다. 대부분의 아이템은 완전 소멸하기보다 적정 수의 매장을 유지합니다. 다만 이 중에서도 생애주기가 극히 짧은 아이템이 있어 극히 적은 수의 매장만 남거나 완전 소멸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융합된 아이템들이 비슷한 성격이라면 문제가 비교적 크지 않겠지만 현격히 다르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융합된 아이템 중 한 아이템의 인기가 급격히 사그라들 경우 점주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곤란한 상황을 겪을 수밖에 없어 이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고려가 필요하다 판단 됩니다.

 

Q. 본부 차원에서 점포 융합화를 지원하는 여러 가지 방식이 있을 텐데 예비창업자는 어떠한 지원 혜택을 살펴봐야 할까요?

상당수의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가오픈을 거쳐 그랜드 오픈 후 점포 운영 경험이 없는 가맹점 사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일정 기간 본부에서 직원을 파견합니다. 이 기간에는 해당 직원의 영향으로 매장이 비교적 잘 돌아갑니다. 그러나 이후 해당 직원이 빠지면 점포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하나의 아이템에서도 그러한 상황이 벌어지는데 아이템이 융합된 경우라면 혼란이 더 가중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아이템이 융합된 매장이고 무인점포가 아니라면 가맹본부의 직원 파견 기간이 더 길어야 한다고 판단됩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가맹점 개점 이후 슈퍼바이징의 필요성이 단일 아이템 매장보다 크다고 할 수 있는데 역량 있는 슈퍼바이저의 지속적인 관심과 방문이 필요할 것입니다. 

 

Q. 최근 눈여겨보고 있는 복합멀티매장이나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있나요?

특정 브랜드를 눈여겨보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무인 편의점, 무인 빨래방, 무인 커피숍 등 무인 점포들간의 융합 현상에 대해서는 주목하고 있습니다. 몇 년 사이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인상되면서 자영업자들의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 창업희망자들의 무인 점포에 대한 관심이 커졌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해 대기업 프랜차이즈 브랜드와 정부에서도 무인 점포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늘리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이 같은 무인 점포 아이템들의 융합 매장은 시도단계인 것으로 보이며 궁극적으로는 더 많아질 것이라 예상합니다.

이는 창업희망자들의 니즈이기도 하지만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35%가량인 현재 상황에서 고객 니즈에도 부합하는 현상이라 판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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