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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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알>
  • 정미선 기자
  • 승인 2017.05.18 14: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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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을 추억으로 각인시킨
▲ <팟알> ⓒ 사진 이현석 팀장
▲ <팟알> ⓒ 사진 이현석 팀장

 

   
▲ <팟알> ⓒ 사진 이현석 팀장

 

▲ <팟알> ⓒ 사진 이현석 팀장

 

▲ <팟알> ⓒ 사진 이현석 팀장

 

▲ <팟알> ⓒ 사진 이현석 팀장

 

▲ <팟알> ⓒ 사진 이현석 팀장

1883년 개항과 함께 들어선 인천개항장문화지구. 민족의 아픔이 남아있는 그 거리엔 역사의 흔적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개항기 그때 그 모습 그대로 오롯이 지키고 있는 상점 하나 <팟알>. 오랜 시간 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그 공간이 말하는 이야기를 들어본다. 


건네받은 역사의 한 토막
<팟알>은 화려함은 없지만 1880 ~ 1890년대에 지어진 건물을 복원해 인천의 역사가 묻어 있는 카페다. 1980년에 지어진 <팟알> 건물은 마치야 방식으로 건축돼 당시, 1층은 일본 하역 사무실, 2~3층 다다미방으로 일본인들에게 노동을 착취당했던 조선인이 머물던 공간이었다. 이 오래된 건물의 주인은 1988년 당시 조선 노동인 할아버지로 그 누구에게도 건물을 팔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 때 마침 근대문화재청에서 일했던 <팟알>의 백영임 대표가 할아버지를 만날 때마다 “파실 생각 있으면 저한테 파세요”라며 설득했고, 이 말이 결국 할아버지 기억에 남아 백 대표에게 건물을 넘겨주게 됐다. 
이렇게 <팟알>은 2011년 새 옷을 입는다. 당시 일본인 사장에게 받은 건물이라는 부끄러움 때문이었는지 건물주는 오랜 세월을 외부와 차단한 채 건물을 손보지 않아 보존 상태가 좋았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할아버지에게 건물을 팔 것을 제안했지만 이 모든 제안을 모두 거절해왔던 것.
처음 <팟알> 건물을 매입했을 당시, 백 대표는 오래된 건물이기에 현대적인 카페 연출을 계획하고 있었다. 하지만 우연히 발견한 1890년 <팟알>의 옛모습이 찍혀있는 사진 한장으로 그 방향을 원형 복원으로 바뀌게 된다. 원형 복원으로 상업공간의 좋은 사례로 남겨보자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한 것이다. 
<팟알>의 중정으로 가는 복도 벽을 보면 그 복원과정과 <팟알>의 옛 모습들을 볼 수 있다. 복도를 지나 보이는 중정은 건축초기 예쁜 일본식 정원으로 꾸밀 생각이었지만 조경전문가의 조언으로 평범한 일본 옛 중정 모습으로 남겨 편안함을 더하고 있다. 복원이라는 한 줄기로 <팟알>의 콘셉트와 어울리는 일본인들이 즐겨먹던 팥, 카스테라를 아이템으로 선정해 이제는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명소로 자리 잡게 됐다.

인천의 터줏대감
얼마 전까지 만해도 인천개항장문화지구는 차이나타운의 주방장들의 거주지이자 창고처럼 쓰이던 죽어있는 거리였다. 하지만 <팟알>이 들어서고 2년 후부터 하나 둘 상점이 생기더니 일명 ‘<팟알>효과’라는 파장을 일으키며 새로운 거리를 형성했다. 인천개항장문화지구의 건물주 대부분은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로 부동산을 이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5년이라는 시간동안 신뢰를 쌓아온 임 대표에게 물어볼 정도로 이제는 인천의 터줏대감이 됐다.
임 대표는 “<팟알>을 오픈할 당시, 1층은 카페, 2,3층은 게스트하우스로 활용할 생각이었어요. 그리고 주말마다 <팟알> 모양의 풀빵을 가게 앞에서 판매할 생각도 했었죠. 하지만 많은 고객들이 관심을 가져주고 사랑받게 된 탓에 게스트하우스보다 카페에 집중하게 됐습니다”라며 현재 다다미방은 예약 손님만 받고 있다.
<팟알>은 단순히 일본식 건물을 복원한 카페라기보다는 민족의 아픔을 잊지 말자라는 염원을 담은 공간이기도 하다. 한 눈에 들어오는 화려함보다는 역사가 주는 애잔함 그리고 그 안에 느껴지는 안락함이 관광객들은 물론이고 동네주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과거 <팟알> 건물은 아픈 역사가 담긴 곳으로 오히려 이 역사를 우리 민족들이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하나하나 그 복원작업에 의미를 뒀다. 하지만 자신들의 옛 모습이 남아있음을 자랑스러워하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방문할 때면 마음 한 켠이 아리기도 하다고.
<팟알>은 카페뿐만 아니라 인천에서는 유일하게 민간인이 소유한 국가 지정문화재다. 그러다보니 백 대표는 자부심을 가지고 인천 지역신문 등 문화 활동에도 힘쓰고 있다. 지금 <팟알>은 인천을 알리는 문화 상품 판매와 환등기로 보는 인천 이야기 등 인천을 알리는 대외적인 활동을 계획중이며, 이 활동에 동참하는 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큰 프랜차이즈보다는 오랫동안 인천을 알릴 수 있는 하나의 움직임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Space Info   
오픈     2012년 8월
주소     인천 중구 신포로27번길 96-2
전화     032-777-8686
영업시간     매일 11:00 - 22:00 (월요일 휴무)
점포규모     총 90평, 54석
메뉴     팥빙수 7000원, 단팥죽 7000원, 수제 나가사키 카스테라(1piece)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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