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천왕에서 인정받은 메뉴개발의 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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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천왕에서 인정받은 메뉴개발의 달인
  • 방현민 기자
  • 승인 2016.08.23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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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까스먹는 용만이> 주용태 대표
▲ <돈까스먹는 용만이> 주용태 대표

 

외식업에 관심 있는 사람 중 SBS 인기 프로그램 ‘백종원의 3대 천왕’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전국에 있는 다양한 맛집들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으로 매주 하나의 메뉴를 정해 그 메뉴의 달인들을 소개한다. 최근 방영된 돈가스 편에서 휘황찬란한 돈가스들로 주목받은 사람이 있다. 바로 <돈까스먹는 용만이>의 주용태 대표. 그의 메뉴개발에 대한 열정은 누구보다 뜨겁다. 

27살 젊은 나이에 도전했던 첫 창업
창업에 뛰어드는 사람들은 해마다 늘어난다. 하지만 그 업종이 자신의 적성과 맞는지는 해보지 않고선 절대 모르는 일이다. 서울 상계동에서 유명한 맛집인 <돈까스먹는 용만이>의 주용태 대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20살 때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했다. 공부 말곤 할 수 있는 게 없었던 학창시절을 지나고 보니 진정 자신이 잘하는 게 뭔지를 알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신문을 펼쳐놓고 직업을 찍었다. 일단 한번 도전해보잔 가벼운 생각으로 찍은 것인데 그 직업이 요리사였다. 원래 손이 예민했고, 손으로 하는 일은 잘했기에 주 대표는 고민 없이 요리의 길에 들어서게 된다. 그렇게 식품영양학을 전공하고, 다양한 레스토랑에서 일하며 경험을 쌓았다. 군대에서도 취사병이란 보직을 맡으며 요리 실력을 키워 나갔고, 27살이란 젊은 나이에 처음 창업에 뛰어들었다. 자신만의 메뉴를 만드는 것이 가장 재미있었던 그에게 어딘가에 소속되어 직원으로 근무한다는 조건은 메뉴개발을 제한적으로 만들었다. 자유롭게 메뉴를 연구하고 개발할 수 있는 장소, 그곳이 바로 자신의 점포였다. 주 대표의 요리연구는 이때부터 시작됐다.
처음 도전했던 메뉴는 순대였다. 일반 순대와 차별화를 주기 위해 27가지 재료를 넣고 조금은 다른 순대를 만들었다. 맛은 괜찮았지만 그는 당시 27살이었다. 당연히 가진 돈이 많지 않았기에 적은 돈으로 창업을 할 수밖에 없었고, 점포가 위치한 곳은 구석진 뒷골목이었다. 간판도 없어 배달 위주의 영업을 했고, 6개월 정도 장사를 하다 보니 메뉴의 부족함을 느껴 족발이란 새로운 메뉴를 추가했다.
주 대표는 “족발도 직접 만들어보자 생각했어요.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하려고 하니 족발을 삶는 육수 과정만 2주가 걸렸어요. 그렇게 힘들게 만들었는데 6개월 만에 장사를 접게 됐어요. 체질상 배달이 맞지 않았어요. 당시엔 아파트 경비에게 로열티를 줘야 배달을 할 수 있었거든요. 그런 문제로 자꾸 싸우다 보니 이건 아니다 싶었어요. 단순히 음식을 팔기보다 내가 만든 요리를 고객들이 먹어주는 게 좋았단 걸 그때 깨달은거죠. 그래서 첫 점포를 아쉽게 정리할 수밖에 없었어요”라며 첫 창업에서 느꼈던 적성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메뉴개발, 고객의 입맛과 상권 성향 중요
주 대표는 구석진 뒷골목에서 점포를 운영하며 창업의 성공 여부엔 자리가 99%, 실력이 1%라고 생각했다. 순대, 족발집을 정리하고 준비했던 분식집은 이런 생각을 적극 반영해 충무로에서 자리가 좋다는 곳에 문을 열었다. 자리가 좋아 그런지 많은 고객들이 몰렸지만 이번엔 각 상권이 추구하는 입맛이 발목을 잡았다. 당시 그는 강남의 다양한 레스토랑에서 배웠던 레시피를 응용해 음식을 만들었다. 강남 레스토랑에선 쇠고기와 양송이로 맛을 낸 김치볶음밥을 1만원이 넘는 가격에 팔았지만 분식집이란 특성에 맞춰 3500원에 판매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고객들은 그 맛을 선호하지 않았다. 메뉴가 잘 팔리지 않자 돼지고기와 고춧가루를 추가해 자극적인 맛으로 바꾸니 반대로 가장 잘 나가는 메뉴가 됐다. 주 대표는 상권마다 즐기는 입맛이 다르다는 사실을 그때 처음 알게 된 것이다. 그때부터 본격적인 메뉴연구가 시작됐다. 그는 “메뉴를 개발하면서 내 입맛보다 사람들이 이 메뉴를 좋아하는지가 더 중요했죠. 거기에 이 상권에서 이 음식을 선호하는지도 알아야 했어요. 예를 들어 순두부찌개란 기본 메뉴를 다양하게 응용해 20가지 정도를 개발하면 고객들에게 테스트했어요. 그중 고객 반응이 가장 좋았던 1가지를 뽑아 정식 메뉴로 등록했고 이렇게 만든 메뉴가 2년 동안 총 70개가 넘었어요.” 해당 분식점은 충무로에서도 제법 유명해져 방송 문의도 왔었지만 당시의 주 대표는 메뉴 만들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다 보니 모두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장사가 잘되니 좋을 것 같았지만 주 대표는 2년 만에 점포를 정리하게 된다.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다. 메뉴개발과 조리 과정만으로도 벅찬 외식사업에서 단골들의 취향에 맞게 매일같이 반찬을 만들다 보니 반찬의 가짓수만 10가지가 됐다. 이대론 몸이 못 버틸 것 같아 다시 주방장으로 회귀했지만 메뉴개발에 대한 욕심과 꿈에 대한 열망으로 2004년 드디어 <돈까스먹는 용만이>를 오픈한다.

돈가스 달인으로 거듭나다
<돈까스먹는 용만이>는 처음 16.5㎡(5평)에서 시작했다. 돈가스란 개성 강한 아이템을 처음 하다 보니 정보의 필요성을 느꼈고, 주 대표는 ‘돈.사.모’란 인터넷 카페를 만들었다. 요리에 대해 어느 정도 배웠어도 실제 돈가스 전문점을 운영하는 방법엔 모르는 게 많았다. 돈가스를 전문으로 하는 종사자들 간에 정보를 공유하는 목적으로 만들었던 돈.사.모는 현재 9000명의 회원을 거느리고 있고, 회원 중 70% 이상이 실제 돈가스 관련 업종에 종사하고 있다. 주 대표는 돈.사.모를 통해 돈가스에 관한 많은 정보들을 공유하며 점포를 조금씩 키워나갔다.
하지만 같은 해에 대형 돈가스집이 문을 열자 매출은 급감하고 말았다. 주 대표는 “일반적인 소스로는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차별화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고민했고, 가장 자신 있었던 메뉴개발로 새로운 소스를 개발하기 시작했죠. 생각해보면 왜 돈가스는 하나의 소스로만 먹을까 의아했거든요. 만드는 입장에선 편리하겠지만 먹는 입장에선 지루할 것이라 생각했어요. 어딜 가나 다 같은 소스만 줬고, 다른 소스를 주는 돈가스집을 만나기 쉽지 않았죠. 그래서 소스에 집중했어요”라며 처음 돈가스 소스를 개발하게 됐던 상황을 설명했다.
주 대표의 메뉴 개발은 소스에서만 끝나지 않았다. 하나둘 연구하던 메뉴들은 수십, 수백 가지가 넘어섰고 총 1000개의 돈가스 메뉴를 개발했다. 이렇게 많은 메뉴를 개발할 수 있었던 이유는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즉석으로 만들어봤기 때문이다. 아이디어와 실제 메뉴개발이 연결되기는 쉽지 않다. 만드는 방법도, 맛과 비주얼도 모두 형편없는 작품이 나올 수 있다는 걱정이 먼저 들기에 이런저런 조건을 따지다 보면 그 아이디어는 그냥 사라져버릴 수 있다. 하지만 주 대표는 달랐다. 순간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즉석으로 실행에 옮겼다. 메뉴 개발은 고민하기보다 재미있게 해야 더 좋은 메뉴가 탄생할 수 있다. 그 결과로 초코돈가스, 크래커돈가스, 인삼돈가스 등 이름만 들어도 궁금증을 자아내는 많은 작품을 탄생시켰다. 그는 “아이디어는 항상 떠오르는 게 아니에요. 문득 떠오르는데 사람의 기억력은 한계가 있기에 바로바로 실행에 옮겨야 해요. 그런 과정에서 특별한 돈가스가 탄생하는 것이죠. 아이디어는 별게 아니에요. 같은 재료도 조금만 다르게 본다면 충분히 새로운 메뉴로 탄생할 수 있어요. 틀을 바꾼다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재미로 만들었던 메뉴가 가능성이 보인다면 실패를 대비한 제2안, 3안을 준비해요. 그래야 실패해도 다음을 준비할 수 있어요”라며 메뉴개발 방법을 설명했다.
주 대표의 손에서 탄생했던 1000개가 넘는 돈가스 중 몇 가지만 고르고 골라 <돈까스먹는 용만이>에서 선보이고 있다. 이런 노력이 깃들었기에 많은 방송사에서 촬영하고, 고객들이 몰려오는 것이다. 장사란 끊임없는 공부라고 말하는 주 대표. 그의 학구열은 여전히 뜨겁기만 하다.

주용태 대표의 성공 포인트
1. 만능이 돼야 한다. 내 가게를 운영한다는 것은 모든 게 돈이다. 예를 들어 수도꼭지 하나 교체하는 것도 업체를 부르면 7~8만원이 들지만, 직접 고친다면 5000원이면 해결 가능하다. 자질구레한 문제들은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 돈을 모을 수 있는 방법이다.
2. 장사는 적성이 중요하다. 만약 창업에 뜻이 있어 평생직장으로 생각한다면 해당 업종에서 적게는 6개월, 많게는 1년 이상을 일하라. 실제 점포를 오픈하고도 3~6개월 만에 때려치우는 경우도 많다. 미리 경험해야 이런 불상사를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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