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이 주는 치유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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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이 주는 치유의 길
  • 안광석 기자
  • 승인 2018.10.03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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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화동 아뜰리에> 박정희 대표

그저 도자기가 좋아, 흙이 주는 치유의 힘이 좋아 무턱대고 공방부터 오픈한 박정희 대표. 도예전공자들도 1년을 넘기기 어렵다는 공방을 그녀는 벌써 10년째 운영 중이다. 

▲ <혜화동 아뜰리에> 박정희 대표 ⓒ 사진 이현석 팀장

교편을 놓고 영어와 수학학원을 운영하던 박정희 대표는 마음의 힐링을 얻기 위해 도자기 공방 <혜화동 아뜰리에>를 오픈했다. 도예전공자들도 1년을 채 넘기기 어렵다는 도자기 공방을 10년이 넘도록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흙이 주는 치유의 힘을 누구보다 확신했기 때문이다.   
 

그릇이 좋아 무턱대고 시작한 공방. 벌써 10년
“정말 아무생각 없이 시작한 일이다. 그저 그릇이 너무 좋았고, 흙과 함께 하는 동안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느낌이 너무 소중했다” 박정희 대표는 대학에서 영어를 전공하고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선생님이었다. 하지만 도전적인 그녀에게 모든 것이 틀에 박힌 학교에서의 생활은 도통 성에 차질 않았다. 안정적인 교사를 그만두고 영어와 수학을 가르치는 학원을 차린 이유다. 타고난 친화력 덕분일까. 치열한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그녀는 빠르게 원생들을 늘려갔고, 성취감도 남달랐다.

하지만 한 해, 두 해가 지나며 그녀는 자신 스스로가 무너지고 있음을 깨달았다. 성공만을 위해 달리다 보니 몸과 마음 곳곳에 경고등이 켜지기 시작한 것. 그 때 만난 것이 바로 도자기다. 어릴 적부터 예쁜 그릇만 보면 마음을 빼앗겼던 그녀는 학원을 운영하면서 받은 스트레스를 그릇을 사면서 풀었다. 하지만 하나 둘 사 모으기 시작한 그릇들을 감당하기 어려울 시점. 직접 그릇을 만들어보겠다 결심하게 된 셈이다. 


석 달 이상 걸리는 물레작업, 동영상으로 이틀 만에 마스터 
공방을 오픈하는 시점까지 물레조차 돌리지 못했던 그녀는 도예 전공자를 별도로 채용해 공방을 운영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적임자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수강생을 모집해 놓고도 수업을 진행하지 못할 상황에 직면했다. 첫 수업까지는 불과 이틀 밖에 남지 않은 상황. 그녀는 급한 마음에 동영상을 보며 물레를 돌리기 시작했다. 초심자가 물레를 제대로 돌리기 위해서는 보통 석 달 이상이 소요되는 만만치 않은 작업. 어찌 보면 수강생보다 더 초보일 수 있었던 그녀가 단 이틀 먼저 시작한 공력으로 수업을 진행한 셈이다.

지금 생각하면 아찔한 순간이지만 그만큼 그녀는 아무런 준비 없이 공방을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도예전공자들이 갖지 못한 절대반지가 있었다. 바로 상대의 경계심을 허무는 천하무적 친화력 말이다. 입상 경력의 도예전공자들도 채 1년을 넘기기 힘들다는 도자기공방을 말 그대로 ‘생초보’였던 그녀가 10년 넘게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오히려 영어수학 학원보다 수익면에 있어서 더 좋았던 시기도 존재한다. 

 

▲ <혜화동 아뜰리에> 박정희 대표 ⓒ 사진 이현석 팀장

비정규적인 단체수강생 확보로 수익률 극대화
<혜화동 아뜰리에>의 성공비결은 친화력과 단체수강생. 흙이 주는 치유의 힘은 잘 알려진 사실. 하지만 대부분의 도자기 공방은 정기적으로 도자기를 배우려는 수강생에 초점이 맞춰 운영되고 있다. 수강생 입장에서는 시간과 비용에 대한 상당한 투자가 있어야만 흙을 만질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혜화동 아뜰리에>는 오히려 단발성 체험프로그램을 더 반기고 있다. 직장인들의 문화회식이 늘면서 대학로에서 연극을 본 후 도자기체험을 하러 오는 단체 수강생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단발성 프로그램의 경우 1만원 정도의 재료비를 제외하고 수업에 따라 일인당 3~5만원 가량의 수강료를 받고 있다. 20명의 단체수강생의 경우 불과 몇 시간 만에 60~100만원의 수익이 발생한다는 소리다. 여기에 직접 만든 도자기를 인터넷쇼핑몰 입점을 통해 판매도 하고 있다. “손님들 대부분이 흙이 주는 치유의 힘을 경험하기 위해서 온다”는 박정희 대표는 “흙의 치유력을 믿고 또 사람과의 소통에 자신 있는 분이라면 공방 창업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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