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프씨랜드 강기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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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프씨랜드 강기우 대표
  • 창업&프랜차이즈 기자
  • 승인 2018.03.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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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가성비 대신 가심비?

고양시에 살고 있는 주부 이지연(40) 씨는 얼마전 부터 주방용품은 물론 식재료를 프리미엄 제품으로 바꿔 쓰고 있다. 과거 가격을 비교해 보면서 알뜰한 소비를 하던 패턴과는 성향이 많이 바뀐 것이다. 최근 중국산 식재료로 만든 제품과 살충제 계란 및 패스트푸드 파동 등 일련의 먹거리 사고가 소비패턴을 바꾸게 된 계기가 됐다. 싸고 좋은 제품 대신 웃돈을 더 주더라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구매패턴으로 선회를 한 것이다. 이렇듯 고객들은 가성비 보다는 가심비를 중심으로 한 소비패턴이 늘고 있으며, 프랜차이즈 기업들도 이러한 소비자 니즈에 맞는 가심비 전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디자인회사에 근무 중인 회사원 서동관(29) 씨는 최근 연차를 내고 평소 영화와 음악을 통해 동경하던 이탈리아와 프랑스 배낭여행을 다녀왔다. 불경기의 장기화와 연봉 동결의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랐지만 자신의 마음이 시키는대로 여행을 다녀왔고 통장은 잔고를 드러냈다. 하지만 마음은 외려 큰 부자가 된 느낌이다. 대학생 강해동(21) 씨는 최근 국내 유명 채팅앱의 캐릭터들에 푹 빠져 살고 있다. 그 덕에 구매하는 학용품이나 일상용품은 대부분 해당 캐릭터 제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잦다. 문제는 캐릭터 제품이 타제품에 비해 가격이 30% 이상 비싸다는 것. 캐릭터가 그려져 있다는 차이 외엔 없다. 그럼에도 구매 결정에는 주저함이 없다. 캐릭터가 주는 심리적 만족감이 얼마간의 가격차이 정도는 잊게 해주는 것이다.


구매패턴, 가성비에서 가심비로 변화    
위의 사례는 2018년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알려진 가심비(價心費)의 적절한 경우다. 가심비란 제품 구매 시 가격이나 기능보다 심리적 만족을 더 우선하는 소비 형태를 일컫는 신조어로, 가격과는 무관하게 심리적 안정감을 우선시 하는 소비패턴을 일컫는다. 최근 한 대학의 2018년 마케팅 트렌드 선정에 언급되기도 했다. 캐릭터업계는 이러한 가심비와 ‘미닝 아웃(Meaning Out / 구매패턴을 통해 자신의 특성을 주변에 알리는 것)’ 소비심리가 뒤섞이면서 해당시장은 1000억원 이상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제 가성비를 능가하는 구매패턴으로 가심비가 대세를 이루게 된 것이다. 아이들의 건강을 걱정하는 주부들이 가격보다 안전한 먹거리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도 가성비보다 가심비를 선택한 사례다. 
 

가성비를 능가하는 구매력 
일각에서는 과소비의 전형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평소 다른 곳에 지출할 비용을 아끼고 절약하다가 자신의 만족감이 최대한 느껴질 수 있는 제품이나 경험에 비용을 지출하는 경우가 많아 무절제 하게 지출 위주로 생활하는 과소비와는 맥을 달리한다. 반대로 <다이소>나 할인점에서 만원 미만의 소소한 상품들을 쇼핑하듯 여러 개를 구매하면서 심리적 우울함이나 고가제품의 구매충동을 대리만족 시키는 경우도 있다. 이때 느끼는 심리적 만족감도 가심비의 일종으로 해석 할 수 있다. 반드시 과소비라고만 볼수 없는 부분이다. 이러한 이유로 ‘스몰 럭셔리(Small Luxury)’ 다시 말해  ‘나를 위한 작은 사치’로도 불린다. 가심비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은 크게 기존의 욜로족과 키덜트족에서 파생된 경우가 많다.
*욜로(YOLO) : you only live once의 줄임말로 단 한 번의 삶 맘껏 즐기고 살자라는 소비패턴
*키덜트(KIDULT) : kids와 adult의 합성어로 어린시절의 캐릭터나 장난감을 어른이 되어서도 구매하고 사용하는 소비층을 일컫음


심리적 만족감에 기꺼이 지불하다 
최근 소비자 주문 후 생산하는 맞춤식 주방용품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의 컵을 주문하면 한 달 가까운 시간을 기다려야 하지만 세상에 하나뿐인 제품을 받을 수 있다는 심리적 만족감에 기꺼이 몇 배의 비용부담과 긴 시간의 기다림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별도로 제조사 입장에서도 재고의 부담이 없으니 양자 간에 윈-윈이 이뤄지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최근 일 매출 300만원을 꾸준히 유지하는 마포구 용강동의 <슈퍼삼겹살>도 좋은 사례다. 저렴한 물류의 고기로 가볍게 즐기는 가성비 콘셉트와는 정반대로 고깃집에 어울리지 않는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식감이 풍부한 육질의 구매가가 높은 고급 고기를 사용하여 가심비를 찾는 고객들의 재방문이 높은 점포다. 마포역에서 도보로 10여분 걸려 접근성은 떨어지지만 한번 방문한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꾸준한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나만의 고급스런 저녁식사’ 라는 콘셉트에 맞는 점포로 유명 연예인들이 찾는 맛집으로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마케팅 기업도 최근 가심비에 적합한 마케팅 컨설팅을 진행 중이다. 대중강연이 갖는 일상적인 사례와 도식화된 설명이라는 강의의 특성에서 벗어나 1:1로 밀착 대화하며 신청인 기업의 현재 상황을 파악하고 가장 필요한 마케팅 방법을 제안하는 맞춤식 카운셀링이다. 단순 정보 습득을 위한 강연이나 독서가 아니라 신청인이 필요로 하는 딱 맞는 고급정보와 직접적인 전술을 제공받는 것이다. 마케팅 경험이 없어 직접 적용이 어렵거나 마케팅에 대한 이해가 없는 기업의 경우 주문자 생산방식의 마케팅 적용 방법을 상담과 서면으로 제공받을 수 있고 실제 매출과 직결되는 경우가 많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양분화 된 소비심리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가
가성비는 시대와 업종을 불문하고 유효할 것이며 가심비 또한 해당 단어로 명시화 되지 않았을 뿐 늘 우리 소비패턴의 한 형태로 존재하고 있었다. 가심비가 갖는 의미는 가격보다는 품질이라는 등식에서 발전해 소비자가 원하는 취향의 품질로 만들어가는 무한 경쟁의 상황으로 진입을 선언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유명 마케팅 학자 필립코틀러는 이제는 단순 판매와 구매가 아닌 제품 하나에도 고객의 영성을 흔들 수 있는 콘텐츠가 있어야  제대로 된  기획이며 홍보 마케팅이라 말했다. 고객의 영혼을 흔들 수 있는 제품의 개발은 가심비라는 범위 내에서 보다 자유롭게 생산 될 수 있다. 고객만족을 위한 제품이라면 재구매율도 자연스레 늘 것이고, 최근 악화되는 소비자 시장에서 공급자 주도의 시장으로 이동도 가능할 것이다. 올해 새로운 제품 개발을 하고 있다면 소비자가 마음속에서 정말 원하는 세상 하나뿐인  특별한 제품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필자 강기우 대표는 프랜차이즈 전문 마케팅 기업 에프씨랜드에서 근무 중이며, 2006년부터 현재까지 100여개가 넘는 프랜차이즈 브랜드 홍보를 직접 기획 진행한 경력이 있다.  www.fclan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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