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과 프랜차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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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업&프랜차이즈 기자
  • 승인 2018.03.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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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은 프랜차이즈 사업의 첫 번째 본질

프랜차이즈 업계 종사자 대부분이 상생과 협력을 지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맹본사의 착취, 횡포, 불공정행위와 관련된 논란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어디서 연유하는 것일까? 필자의 경험으로 판단하건대, 이러한 근본원인은 가맹점의 이익과는 독립된 또는 상반된 가맹본부의 매출·수익구조에 있다.


‘상생’은 프랜차이즈 사업의 첫 번째 본질


프랜차이즈는 같은 방향을 보는 것 
프랜차이즈 불공정행위 논란의 중심은 인테리어 공사와 관련된 매출과 수익이 가장 대표적인 예이다. 신규 가맹점당 수억원대의 인테리어 공사금액은 가맹점의 이익과는 밀접하지 않지만, 매출규모를 키우고 싶은 가맹본부가 포기하기 어려운 매출원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본질적 역할과는 거리가 먼 인테리어 공사 분야에 발을 담그고 있는 가맹본부가 늘어나고 있으며, 그중 극히 일부는 과다한 공사마진으로 마찰을 빚기도 했다. 특히 최근 한 숙박 프랜차이즈에서는 시공 견적을 조작해 차액을 챙긴 혐의로 관련 임원이 징역형을 선고받은 경우도 있었다. 원재료나 소모품 등의 출고(또는 출하) 자재도 이와 비슷한 경우다. 

대부분의 가맹본부는 프랜차이즈 특성상 통일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근거로, 가맹본부가 지정하거나 공급하는 원재료나 소모품만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출고자재에 대한 제조정보나 원가정보를 가맹점이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마치 독점 시장에서 소비자의 후생이 독점사업자의 이익으로 전환되듯이, 가맹점의 이익이 가맹본부의 폭리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프랜차이즈의 해법은 가맹본부와 가맹점이 마주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방향을 볼 수 있는 수익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이상적인 상생구조는 존재할 수 있을까? 
필자는 지난 2000년대 초반 방문했던 미국의 던킨브랜즈(Dunkin’ Brands)에서 이러한 구조를 찾을 수 있었다.(던킨브랜즈의 상생구조는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소개되어 유사한 사례가 조금씩이나마 등장하고 있다)


가맹점 주도의 구매, 제조, 물류 담당 협동조합
흔히들 미국을 프랜차이즈의 종주국이라고 한다. 효율적인 분업시스템과 자본주의 문화적 속성을 감안하면 충분히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이러한 미국에서도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의 갈등이 심각했던 시기가 있었으니, 바로 석유 파동이 있었던 1970년대 초반이었다.
이 시기에 실업률의 증가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밀, 식용유, 설탕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이 폭등하였다. 이에 따라 던킨브랜즈는 생산시설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의 영업적자를 기록하였고, <던킨도너츠> 대부분의 가맹점들은 수익성 악화와 폐점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맹본부와 가맹점이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은 것이 바로 NDCP(National DCP)였다. NDCP는 가맹점이 주도하는 구매, 제조, 물류를 담당하는 협동조합으로, 지역별 NDCP의 대표나 운영진은 가맹점에서 선정한다. 구매량과 단가결정, 판매 메뉴 및 비품 선정 등은 ND에서 담당하고, 가맹본부는 브랜드 관리, R&D, 해외 원재료 선정 등의 역할만 담당하면서 로열티를 주요 수익원으로 한다. 이에 따라 본사는 재고나 생산시설의 부담에서 해소되고, 가맹점은 효과적인 비용절감뿐만 아니라 지역별 고객속성에 따른 메뉴판매를 함으로써 더 많은 수익을 가지는 결과를 낳았다. 이러한 방식은 이후 <맥도날드>, <버거킹>, <KFC> 등으로 확산되었고, 미국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숙박 프랜차이즈의 새로운 시스템 도입 
최근 종합숙박 O2O 서비스 여기어때가 운영하는 <HOTEL 여기어때>는 ‘상생’과 ‘협력’의 첫번째 혁신프로젝트로 숙박 프랜차이즈 최초로 인테리어 공사 ‘온라인 경쟁입찰시스템’을 도입했다. 허수의 매출 부풀리기 관행에서 벗어나, 가맹본부로서 보다 본질적인 역할에 충실하고, 가맹점의 초기 투자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 수개월간 역량 있고 우량한 10여개의 인테리어 협력사 체제를 구축했으며, 자체 개발한 전자입찰방식을 통해 쉽고 투명한 입찰방식을 도입했다. 
입찰을 요청하는 가맹점 대표와 협력업체에게는 공사별로 암호화된 변동 ID와 패스워드를 발급하게 되어 부정적인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가맹점에서는 여러 협력업체의 견적서를 한눈에 비교해 업체선정을 용이하게 하도록 했다. 통상 약 10% 수준의 가맹본부 인테리어 마진이 완전히 제거되고, 다수 협력업체의 경쟁입찰 과정에서 약 20% 수준의 투자비 절감 효과가 예상된다. 
물론 이러한 작은 움직임이 업계의 관행을 변화시키는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가맹본부의 수익 감소를 감수하더라도 ‘상생’과 ‘협력’을 위한 작은 노력이라는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봐 준다면, 던킨브랜즈의 NDCP 사례처럼 우리나라 숙박 프랜차이즈의 새로운 시스템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작은 기대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서무정 (주)호텔여기어때 부대표

서무정 (주)호텔여기어때 부대표  (주)호텔여기어때 서무정 부대표는 호텔 프랜차이즈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다국적 컨설팅 기업 Arthur D. Little 이사, KT 전략기획실, 전략투자실 부장을 역임했다. 이후에는 공차코리아 전무, SPC그룹 상무로 근무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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