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엘리스라운지> 김홍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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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엘리스라운지> 김홍석 대표
  • 김유진 기자
  • 승인 2018.01.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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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창업을 말하다

외식업계에서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은 ‘내 가게’를 갖게 되는 날을 꿈꾸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창업은 ‘꿈’이 아닌 ‘현실’이다. 1인 창업으로 시작해 동네 터줏대감 카페가 되기까지, 김홍석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카페 엘리스라운지> 김홍석 대표

사장님이 된다는 설렘
김홍석 대표는 오랜 기간 바리스타로 근무하다 자신의 카페를 차린 케이스다. 개인카페, 가맹점 등을 거치며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우연히 유명한 티숍에서 직원으로 일하게 됐는데, 생각보다 적성에 맞아 “이 길이 내 길이구나”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음료를 손님들이 맛있게 마시고, 반응을 나타날 때마다 성취감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카페에서 일한 경험이 오래되다 보니 주변에서 창업을 준비하며 김 대표에게 조언을 구하는 경우가 많았고, 김 대표 역시 자연스럽게 ‘내 가게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하지만 1인 창업이다 보니 자금이 부족한 게 난관이었다.

자연스럽게 번화가 대신 동네 골목길을 선택했다. ‘보증금 1000만원, 월세 60~80만원, 권리금 없음’이라는 조건으로 부동산 문을 두드렸지만 수차례 퇴짜를 맞았다. 마지막으로 찾아간 곳에서 명함만 두고 가라고 하자 김 대표는 “10분만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다. 그 부동산에서 처음으로 보여 준 점포가 지금의 <카페 엘리스라운지>였다. 화장실이 점포 내부에 있고, 테라스가 있어 야외 테이블을 놓을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쏙 들었다. 그렇게 ‘사장님’으로서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

 

 

생각과는 다른 현실
첫 창업이었지만, 풍부한 경험 덕분에 김 대표는 나름의 노하우를 갖고 있었다. 주방기자재를 갖추기 위해 카페쇼에서도 견적을 내고, 일반업체와 중고업자들에게도 견적을 요청했다. 하지만 예산이 턱없이 부족했다. 고민하던 중 폐업 예정인 카페를 발견했다. 1년도 쓰지 않은 커피머신과 제빙기, 빙삭기 등을 일괄판매로 내놓았던 것, 저렴하게 주방기자재를 마련하고 재정비해 카페를 열게 됐다. 처음에는 의욕이 넘쳐 ‘다른 카페에서 맛볼 수 없는 메뉴를 선보이겠다’는 생각으로 독특한 메뉴를 개발했다. 하지만 웬걸, 일주일 동안 한 잔도 팔리지 않은 메뉴도 있었다.

 

김 대표는 과감히 신메뉴를 포기하고 고객들이 자주 찾는 음료 위주로 메뉴판을 재구성했다. 동시에 음료 퀄리티는 떨어지지 않도록 신경썼다. 지금도 김 대표는 직접 과일청을 담그며 핸드메이드 느낌을 내기 위해 노력한다. 신메뉴를 만들 때는 반드시 고객들의 테스트를 거친다. 또 한 가지 난관은 의외로 고객들이 ‘1인 1메뉴’를 지키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8명이 와서 2인분짜리 빙수를 두 개만 주문하는 경우도 있었다. 
‘안 된다고 말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김 대표는 고민에 빠졌다. 하지만 원칙을 세우지 않으면 앞으로 손해보는 일이 반복될 것 같았다. 김 대표는 결국 “1인 1메뉴를 지켜달라”는 말을 꺼냈고, 기분 나빠하는 손님도 있었지만 지금은 자연스럽게 1인 1메뉴를 주문하는 분위기가 정착됐다. 손님에게 최대한 맞추되, 자신만의 원칙은 지키라는 교훈을 얻게 된 경험이었다.

 

 

사장놀이? 천만의 말씀
1인 창업은 자신이 꿈꾸던 모습으로 점포를 꾸려나갈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창업은 현실이다. 혼자 카페를 운영하다 보니 화장실도 마음 놓고 갈 수 없고, 끼니를 대충 때워야 할 때도 많았다. “친구가 카페를 연다고 하면 어떤 조언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김 대표는 “일단은 하라고 할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다양한 조건이 붙는다. 카페에서 한 번도 일해 본 경험이 없다면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아카데미에서 바리스타 교육이라도 받아야 한다는 것. 또한 어차피 창업을 시작할 거라면 빨리 시작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사장이 나이 든 사람이면 고객층도 저절로 비슷한 나이대로 맞춰지기 때문이다.

 

카페와 같이 젊은 고객들이 주류를 이룬다면 사장도 젊어야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개인 카페는 번화가보다는 동네 골목길에 자리 잡는 경우가 많은데, 일주일 안에 월세를 충당할 수 있을 만큼 매출이 나와야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현실적인 조언도 잊지 않았다. 김 대표는 “만족할 만한 매출이라고 해서 투자를 멈추지 마세요. 계속 투자해야 손님들도 사장이 점포에 애정을 갖고 있다는 걸 알아봅니다. 사장놀이를 하고 싶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세요”라며 현실에 안주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개인 카페를 꿈꾸는 예비창업자들이 꼭 마음속에 새겨야 할 말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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