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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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기로
  • 김유진 기자
  • 승인 2017.11.1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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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사이버대학교 외식창업프랜차이즈학과 어윤선 교수

요즘 프랜차이즈가 업계가 시끄러운 이유는 뭘까. 프랜차이즈 본사와 점주 모두 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게 어윤선 교수의 의견이다. 어느 한 부분의 노력이 아닌, 산업종사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세종사이버대학교 외식창업프랜차이즈학과 어윤선 교수

성숙을 위한 고통
어윤선 교수는 최근 불거져 나온 프랜차이즈 업계의 문제를 과도기에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70년대부터 시작된 프랜차이즈 산업이 지금까지 양적 성장 일변도로 진행됐다면, 이제 성숙기로 접어들면서 축적돼 있던 문제들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문제가 됐던 부분도 성장에만 집중하다 보니 덮고 넘어간 일이 많았지만, 성숙기로 넘어가는 단계에서는 짚고 넘어가야만 하는 과제가 된 셈이다. 
그렇다면 성숙기로 접어든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어 교수는 “사람 중심으로 변화해나가는 기로에 서 있다”고 표현했다. 이는 프랜차이즈 가맹본사에 권력이 집중되어 있던 현상이 완화되고, 점주들과의 상생을 도모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진 것과도 무관치 않다. 나아가 그동안 ‘을’로 여겨져 왔던 점주들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복지에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어 교수는 곪아 터진 문제들이 잘 봉합될 경우, 프랜차이즈 시장을 한 단계 성숙시키는 성장통 역할을 할 거라고 내다봤다. 또한 이번 논란을 계기로 자격 미달인 업체를 걸러내고, 한 단계 높은 도덕적 기준을 적용해 시장이 발전하는 전환점을 맞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에 대한 이해부터
현 시장의 문제점에 대한 원인을 묻자 어 교수는 “가맹본부나 가맹점, 일부 현장 근로자들 모두 프랜차이즈 산업이 무엇인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합니다. 서로의 역할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지 못하고, 서로 불신하는 것이 원인”이라고 답했다. 제도적인 보완도 중요하지만, 프랜차이즈 업계 종사자들의 인식 전환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지나치면 독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자칫 시장이 경직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새로운 규제를 만드는 것보다는, 현존하는 법 테두리 내에서 위법이나 편법을 억제하는 방향으로만 이끌어도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입장이다. 
물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했다. 이른바 ‘갑질’이 발생한 경우에는 가맹점이 아닌 가맹본부에서 해당 사실을 입증하도록 하는 제도가 마련된다면 가맹점 피해가 줄어들 것이라고 어 교수는 조언했다.
또한 중국에서는 프랜차이즈 사업 등록을 위해 최소 2개 이상의 직영점을 1년 이상 운영해야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는데, 가맹본부의 건전성 확보를 위해 우리나라에서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공급마인드에서 벗어나야 
앞으로 프랜차이즈 업계는 어떻게 변화할까. 어 교수는 경쟁력 없는 브랜드는 더이상 시장에 발 붙일 수 없을 정도로 시장 변화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봤다.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원재료비와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부실 브랜드는 퇴출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외식업과 같이 고정비가 많이 발생하는 업종보다는 소규모, 자동화 위주의 서비스업 창업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예를 들면 청소업, 헬스케어, 뷰티, 대여업, 반려동물, 스포츠 레저와 관련된 업종이다. 예전의 공급 마인드 프레임에 머물러서는 생존하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 교수는 “단순히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개념에서 벗어나, 즐거움과 감동을 주는 상품 및 서비스를 지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화의 기로에 선 외식업체들에게도 새로운 각오가 필요하다. 어 교수는 원재료비와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선 프랜차이즈 본부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인 ‘스케일메리트’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작업의 효율성을 증대시킬 수 있도록 식재료 표준화, 주방시스템 체계화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봤다. 그래야만 가성비 높은 상품을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으며, 고객의 즐거움과 감동도 뒤따라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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